신인문학상

동굴탐사 / 박기동

 

 

 

 

 

 

동굴 탐사 / 박기동

 

 

어떤 상처는

살 속 깊이 흉터를 만든다

또 어떤 흉터는 돌에 박힌 그림처럼

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다

어두운 화랑의 통로를 지나

암벽을 더듬는 내시경은 벽화 앞에 멈춘다

화가가 동굴을 지나간 뒤

알타미라는 천만년을 보내고도 살아있었다

붓은 칼보다 깊다더니

통증은 도려내도 되살아났던 것이다

자라난 들소의 뿔이 칼자국을 불렀듯

쥐뿔같은 사랑도 상처로 남은,

내 속을 지나간 사람 하나 깊은 발자국을 남겼다

시도 때도 없이 재발하는 불후의 그림 하나 얻었다

돌아와 다시

쓰린 공복을 지나 긴 잠복을 지나

모니터에 재연되는 한 폭의 후유증으로 돌아와

천만년 전의 상처를 들추는 오후 네시경

 

 

 

 

- 수주문학상 중에서